- 文정부 경제팀 진용 완성

靑 정책실장·경제수석 등 ‘강성’
국토부·해수부 등 정치인 장관
경제장관회의 의견조율도 과제

‘급진 개혁파에 포위된 경제부총리?’

4일 경제 부처 등에 따르면 청와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의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 경제팀 진용이 3일 완성되면서, 경제팀의 ‘컨트롤 타워(사령탑)’인 김동연(행정고시 26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청와대와 내각에 포진한 급진적 성향의 개혁파들이 김 부총리를 포위한 형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청와대에는 ‘재벌 저격수’라는 장하성 정책실장과 급진적 성향의 소득주도성장론자로 알려진 홍장표 경제수석이 포진하고 있다. 김 부총리의 고등학교·대학교·행정고시 선배이자 ‘직장 상사’였던 반장식(〃 21회) 일자리수석도 김 부총리로서는 결코 만만하게 대할 수 없는 상대다. 반 수석이 옛 기획예산처 차관을 할 때 김 부총리는 반 수석 밑에서 재정정책기획관(국장급)으로 일했을 만큼 ‘직계(直系) 라인’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에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개혁파 인사들이 즐비하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등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 출신도 많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실세 정치인’ 출신도 김 부총리로서는 상대하기 버거운 사람들이다.

세종 관가(官街)에서 “김 부총리가 한편에서는 개혁파의 연합 세력에 떠밀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인 출신 실세 장관들에게 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설상가상인 것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에는 이용섭(〃 14회) 부위원장,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는 김진표(〃 13회) 위원장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위원장은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고, 김 위원장은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를 지낸 ‘원로 중의 원로’다.

경제 부처 관계자는 “앞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개최하면 김 부총리를 제외한 대부분 사람은 이념 성향이 비슷하고, 대선 캠프나 정치권 등에서 친하게 지내던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며 “김 부총리가 경제 컨트롤 타워로서 회의를 주재한다고는 하지만, 본인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