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정부 1기내각’ 인선 평가

전문·중립성 약화…현장 괴리
대통령·靑 역할 확대 불가피
文, 宋·趙 9일까지 채택 요청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조각이 완료된 가운데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약했던 책임총리·책임장관제 실현과 대탕평 국정운영을 기대하기 힘든 진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호흡이 맞는 코드인사에 방점을 둔 데다 조직 장악력이나 현실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수와 시민단체 출신이 다수 기용돼 결국 청와대의 역할이 내각을 압도했던 역대 정부의 모습이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4일 “문 대통령이 현재 공직 사회 개혁과 공약 이행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했다”며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한 인사들이 배치돼 개혁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임명되거나 지명된 17명의 장관 및 장관 후보자 가운데 김동연 기획재정부·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 진보 시민단체, 노무현정부 고위 공무원 등의 범주에 포함돼 이념적·정책적 편향성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교수 출신 6명, 시민·사회단체 경력자 5명, 정치인 출신 5명(중복 포함) 등으로 기존 공직 사회에서는 외부인으로 평가되던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점도 국정운영의 효율성이나 정책의 현실 정합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수들이 공직 사회에서 별로 성공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관료 사회를 이해하고 실무적 능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이번 인사가 신선해 보일 순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이 많아 부처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비경제 부처에는 개혁 성향을 중시하고, 경제 관련 인사는 이념적 성향에 관계 없이 인재를 두루 기용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이 원칙도 지켜지지 못했다. 내각에서는 김동연 장관 외에는 캠프에 몸담지 않은 경제 전문가가 없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시민단체 출신들이 주요 자리에 포진하면서 김동연 경제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상곤 교육부·김은경 환경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문 대통령은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9일까지 채택해 줄 것을 국회에 공식 요청했다.

김병채·박수진·송유근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