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 추가관세 검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중국의 압박이 아직 부족하다고 여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중국산 철강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중국에 대북 압박 강화를 주문하기 위해 무역 제재로 고삐를 조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중국에 대북 기조를 변화시킬 기회를 부여했지만 북한이 여전히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자 중국의 조치에 상당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바 있다. 또 미국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 관한 전화 배경브리핑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대북 압박 역할과 관련해 “중국은 여전히 (압박이) 모자라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석방돼 지난 20일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태도가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중국을 4년 만에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중 하나로 지정한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반영한 중국 압박의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미·일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요구 속에도 중국의 북한 지원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 올해 5월까지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석유제품이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중국에서 북한에 판 휘발유, 경유, 중유, 윤활유, 그리고 윤활유 제조용 석유 등이 포함됐다고 VOA는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