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모르는 문재인 - 트럼프
신뢰·친밀감 쌓기 ‘장면’ 주목
정상회담 분위기 좌우할수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우정과 신뢰 쌓기도 중요한 과제로 거론되면서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가 있을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과 부부 동반 만찬을 하는데 이때 모습이 회담의 전반적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각각 취임 50일과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열한 물밑 탐색전을 벌여왔다. 미국 측에서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이 한국을 방문했고,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미국을 찾으며 서로의 의중을 탐색했다. 또 우리 측에서는 예측불허 스타일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사례 등을 자세히 분석했고, 백악관에서도 미국 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인 문 대통령을 알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양측의 시각차가 드러나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상당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고 자평하며 회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해외로 떠나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추경(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걱정”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정 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채널을 가동해 의제 조율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골프 회동,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로즈가든 10분 산책처럼 첫 정상회담의 상징적인 장면이 나올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기분파로 평가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골프 회동을 하고 하이파이브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친밀감을 표시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 기간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인 워싱턴 블레어하우스에서 3박을 모두 할 예정이다. 역대 대통령 중 첫 미국 방문길에 블레어하우스에서 3박 이상을 한 경우는 문 대통령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