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원18명 트럼프에 서한 왜

“대북제재 韓·美일치” 강조도

미국 공화·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오는 29∼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견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및 대북정책을 놓고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의 의견 일치가 절실하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에서 최근 사드 배치 재검토 및 대북 유화정책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과 관련해 미국 의회의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비롯해 상원의원 18명이 지난 23일 서명해 발송한 공개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형식이지만, 오는 28일 방미하는 문 대통령에게 미국 의회 입장을 간접 전달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의원들이 서한에서 △한·미의 폭넓은 방어 능력 배치 △대북용 무력 과시 훈련 △사드의 완전한 배치 △미국의 다자적 제재 완전 이행 및 제재 강화 의지 등을 조목조목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 의원들이 서한에서 “(한·미 정상은) 사드의 완전한 배치를 저해하는 절차적 검토 작업을 촉진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한 점은 한국 내 사드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2일 상원에서 발의된 문 대통령 방미 환영 결의안에서는 사드에 대해 “한·미 동맹에 의한 결정을 바꿀 의도가 없으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적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는 한국 정부 입장이 담겼던 것에 비하면 다소 색깔이 다르다. 오히려 서한에서 나온 입장이 미국의 초당파적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5월 말 문 대통령을 면담했던 민주당의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 원내총무도 수차례 “한국의 사드 논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북제재 전문가인 짐 월시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안보연구 프로그램 연구원은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한국 없이는 북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맹국과 전략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도 USA 투데이 기고문에서 “한·미·일은 군사훈련을 지속해야 하며, 미사일방어체계 등 군사 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