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정상회담 준비 박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전직 주미대사 초청간담회에 앞서 티타임을 갖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이홍구·홍석현 전 주미대사,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주한 美대사관 첫 포위사태
文대통령에 ‘외교부담’ 작용
전통 우방국에 외교적 결례도

한·미 정상회담(29∼30일)을 앞두고 일부 진보 단체들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반대 시위에서 반미(反美) 주장이 커지면서 한·미동맹 균열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사드 반대 시위대가 처음으로 주한 미국대사관을 포위하면서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적 부담을 지우고, 전통적 우방인 미국에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2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드 철회 범국민평화행동’ 집회를 열고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사드는 한국의 북핵 방어용이 아닌 미국과 일본 방어용’ 등 피켓을 든 채 사드 반대 구호를 외쳤다. 미국대사관을 약 19분간 포위하는 ‘인간 띠 잇기’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집회에 참가한 부산지역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의 환경영향평가도 필요 없다. 미국이 만약 압력을 가한다면 국민이 촛불로 쓸어버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화일보 취재진이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출범 당시 회원단체 명단에 포함된 139개 시민단체(142개 중 중복·단체명 오기 등 제외) 가운데 개별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84개 단체의 문 대통령 취임(5월 10일) 이후 발표 성명 등을 분석한 결과, 26일 오전까지 단 2곳만이 북한 미사일 도발을 비판하는 성명이나 논평을 올렸다. 조윤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민감한 퍼포먼스가 펼쳐진 것은 그 자체로 외교적 결례로, 미국의 외교 중심이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일이 벌어진다면 문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영·김성훈·윤명진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