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체류형 → 상주형으로

경북도가 ‘경북형 일자리’ 확산정책으로 돌봄치유농장(Care-Healing Farm) 조성에 나선다. 보호·격리·수용을 통한 치매 환자 치료방식에서 탈피해 농촌생활, 농업활동, 자연경관을 기초로 의료·교육을 지원하고 원예활동, 동물사육, 문화체험 등의 정서적 안정프로그램을 제공해 치유하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일자리도 나눈다는 게 취지다.

이를 위해 두레, 품앗이 등 상호 협력하는 농촌의 공동체 정신을 토대로 치매·정신질환자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의료·보건, 교육, 교정 등 분야와 농업을 융합해 농가소득도 높이는 상호 협력 모델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소득원을 발굴할 방침이다.

도는 돌봄농장의 경우 우선 기존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한 방문형 농장을 시범 조성한 뒤 중·장기간 체류형 농장 운영에 이어 농촌사회에 정착하는 상주형 농장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해외의 경우 네덜란드에서는 1998년부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면서 지난해 1600여 개의 돌봄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농가의 새로운 수입원 창출과 폐쇄적 장기요양시설의 대안으로 추진했으며 ‘돌봄 관련법’도 제정해 사회보험제도로 지원하고 있다. 이용대상은 치매·자폐증 환자 등이며 사회복지사, 특수교사 등 다양한 전문가와 자원봉사자의 참가가 활발하며 참여농가 농산물은 장기요양법인증(WLZ), 연맹평가(QS)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는 1978년 정신병원의 대안으로 지방협동조합에서 농가소득 증대와 취약계층 고용 등 경제적 관점에서 돌봄농장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역 치매 환자 수를 4만9000여 명으로 파악했으며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은 매년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치매 환자 간병 부담으로 가정이 파괴되고 황혼 살인과 같은 반인륜적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돌봄농장은 치료, 교육, 인권과 더불어 일자리를 만들어 농가소득을 창출하는 신개념 치유정책인 동시에 6차 산업의 확장 모델이기 때문에 이를 정착시켜 국가 정책으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