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盧정부 시절 자주외교 중시
‘동맹파’조현동은 기조실장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합류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노무현 정부 당시 ‘자주파’와 같은 색채를 뚜렷이 띠게 됐다. 이에 따라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기존 외교안보 인사들과의 충돌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남 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미 자주외교를 중시하는 ‘자주파’들이 모여있던 외교통상부 조약국 심의관 출신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을 ‘반미적’이라 평했다 문책당한 ‘동맹파’인 조현동 당시 북미3과장은 현재 외교부 핵심인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자주외교를 중시하는 자주파와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는 한·미 관계를 다룸에 있어 이라크 추가 파병이나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 협상, 전시작전권 전환 등 세부 현안을 놓고 숱하게 충돌했다. 그러던 중 ‘동맹파’가 대미 외교에 대한 청와대 지시에 반기를 들었던 ‘항명’ 사태는 외교 원칙과 전략이 혼선을 빚은 결과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파격적인 인사로 여겨졌던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당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명된 지 1년이 채 안 돼 물러나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외교안보 라인 안팎에서 파열음이 잇따라 나오면서 과거 자주파와 동맹파 충돌의 전조가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가 계속해서 분명한 원칙과 전략 없이 4강 외교를 다루고, 돌발변수와 대외메시지 관리에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향후 주요 외교안보 라인과 실무진 간 충돌로도 확전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미 외교 일선에서 대미 관계를 다뤄 온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발언의 저의는 물론, 청와대의 대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두 달 가까이 계속된 외교안보 라인 인선의 난항도 청와대가 정교하게 접근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