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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등 현안 산적”
文대통령, 호소문 발표 지시
채택안돼도 임명 강행 가닥

청와대가 9일 강경화(사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호소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대국회 호소문을 발표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 논의에 진척이 없어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과 관련해 정부와 청와대 간 회의를 열려고 하는데 핵심 인사인 외교부 장관 없이 논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강 후보자는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인사로 유엔에서 코피 아난, 반기문 전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모두 중용했다”며 “강 후보자가 외교부와 유엔 무대에서 쌓아온 경험으로 새로운 리더십으로 외교의 새 지평을 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국회가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 절차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2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 국회 상임위원장단 오찬 등을 통해 강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을 직접 설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강 후보자를 포기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국회에 법적, 정무적 성의를 다하고도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법에 정해진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강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 제출일로부터 20일 내에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임명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강 후보자 청문요청안은 지난 5월 26일 국회에 제출됐기 때문에 법에 따르면 오는 14일까지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14일까지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한을 정해 국회에 경과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구할 수 있고, 국회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임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이 역대 인사청문회 낙마 사례와 비교했을 때 치명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병채·이근평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