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주택법 위반 등
비슷한 의혹도 ‘100% 통과’

같은 의혹을 받아도 국회의원 출신 장관급 국무위원 후보자들은 인사청문회를 100% 통과한 반면, 정치인 출신이 아닌 후보자들은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깐깐한 ‘청문회 고무줄’이 현역 의원에게는 유독 헐거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8일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부동산 투기와 농지법 위반, 주택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문회를 통과했다. 위장전입과 아들 이중국적 문제가 불거진 장상 국무총리 후보자는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한동 전 총리, 한승수 전 총리도 각각 위장전입과 농지법 위반, 재산 편법 증여 및 재산 허위 신고 의혹을 받았지만 국회에서 임명동의를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후보자 지명 당시 현역 의원이었다는 점이다.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득공제 이중신청, 공무원법 위반, 논문 중복게재 의혹을 받았고,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위장전입, 김금래 전 여성부 장관은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았지만 결국 청문회를 거쳐 임명됐다. 이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박은경 전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인사청문 요청을 철회했고, 역시 부동산 투기 논란을 겪은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후에 자진 사퇴했던 것과는 상반된 사례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유사한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국회의원 출신은 모두 무사히 임명됐다”고 했다. 한 야당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이 국무위원 후보자로 가게 되면 의원들도 상대적으로 청문회를 무난히 넘기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정부 인사에서도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일자 문재인 대통령이 4명의 현역 국회의원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건 이와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