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첫 공판때 무표정·정면만 응시
7차례 재판 진행되자 기분 표현

朴측 “66세의 연약한 여자로
週 4회 재판 무리” 취소 요청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판 초기 무표정한 얼굴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미소를 짓거나 한숨을 쉬기도 하고, 심지어 하품을 하는 등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기분과 피로감을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첫 공판 당시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만을 응시했으나 최근에는 재판 형세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본격적인 증인신문과 서류증거(서증) 조사가 시작되며 재판 시간이 길어지자 피로감도 나타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구속 기소된 후 5월 23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7일까지 약 보름 동안 7차례에 걸친 강행군과 같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14회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기 전에 66세의 연약한 여자로 다리와 허리 통증이 있으며 주 4회 재판은 체력 면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며 주 4회 공판 취소를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이 가장 심하게 요동친 것은 지난 5월 30일 재판에서 법률 대리인인 이상철·유영하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온 이상영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을 몰아붙일 때다. 두 변호인이 이 부회장을 상대로 검찰 조사 진술과 실제 사실이 다른 점을 두고 허점을 공격하자 박 전 대통령은 여러 번 미소를 지었다. 특히 이 부회장이 검찰 진술과 관련해 “(진술이) 여러 차례 꼬였다”며 당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만면에 웃음을 드러내는 등 유리한 상황에서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장시간 이어진 재판에 졸거나 턱을 괴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도 했다. 증인들이 불리한 진술을 할 때는 천장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일반 형사사건의 경우 주 1회 정도 공판을 하는 데 반해 이번 사건은 공판이 주 2, 3회에 달하고 시간도 10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피로감이 극에 달해 대통령 재직 시절과 같은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말문이 터진 최순실(61) 씨와 달리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직접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있어 그가 언제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 재판의 증인 출석을 거부했으며 본인 재판에서도 입장을 직접 밝히지 않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