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非정규직 입장 갈려
민노총 “내달말 총파업 강행”
공공부문노조 “정부정책 동참”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노동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는 총파업 강행과 정부 정책 협조 선언이 동시에 나오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노·정(勞政) 갈등은 물론, 노·노(勞勞) 갈등도 예상되면서 노동계가 투쟁 노선 수립에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정부와의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3월 예고했던 사회적 총파업을 다음 달 30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내세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1주일 정도밖에 안 됐고,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음에도 총파업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지난 16일 비정규직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와 행정자치부, 정부 경남지방합동청사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여기에 ‘최저임금 1만 원·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은 오는 27일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는 ‘지금 당장, 촛불 행동’ 대회를 연다. 기아자동차 노조가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분리하는 등 노·노 갈등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과 일자리정책, 적폐청산에 노조가 함께하겠다”며 민주노총 총파업 강행과는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노동계가 정부와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의례적으로 해온 절차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수준이 높은 비현실적인 요구는 곤란하다”며 “특히 민주노총 소속 정규직 조합원들이 배타적으로 누려 왔던 혜택들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나누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새 정부가 친노동정책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 민주노총이 총파업 강행을 결의한 것은 누가 봐도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