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유가족 안아준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족대표 김소형 씨의 추도사를 눈물을 훔치며 들은 뒤 김 씨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정치권 일제히 참석

상록수 부를때도 눈 붉어져
우원식 “이제야 제대로 행사”

“정신 기리지만 제창은 문제”
정우택 등 일부인사 안불러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끝까지 따라 불렀다. 문 대통령은 이날 5·18 유족이 추도사를 읽는 순서에서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가수 전인권 씨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전 기념공연으로 민중가요 ‘상록수’를 부르는 과정에서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문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행사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손을 맞잡거나 주먹을 쥐고 앞뒤로 흔들며 제창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고,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르는 ‘합창’ 형식으로 변경된 이후 9년 만이다.

문 대통령도 옆 좌석에 앉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씨의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그러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 등 일부 야권 인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지 않았다.

정 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5·18 정신을 기리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제창 문제에 대한 오랜 논란이 있었는데 정치권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 처음 맞는 공식 기념식인 만큼 이날 자리에는 청와대와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피우진 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4년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 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김동철 국민의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안철수 전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의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행사가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유족들을 일일이 악수하며 챙겼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윤상원 열사의 묘역 등을 직접 참배했다. 또 전 묘역에 ‘근조 대통령 문재인’이라 쓰인 리본이 달린 국화꽃을 헌화했다. 안 지사는 이날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관련, “아주 감격적이었다. 눈물이 났다”했고, 안 전 의원은 “기념식이 정상화된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념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5·18 기념식이 이제야 제대로 된 기념식이 된 것이 아닌가”라며 “(행사장을) 찾아오신 분들의 표정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광주 = 송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