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사정책위원회’ 확대

警 영장청구권 확보 논리 마련
“지나친 권한부여” 우려 나오자
전문가 힘빌어 반격 준비 포석

경찰이 17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과의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경찰이 ‘수사정책위원회’를 최대 15명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은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검찰 개혁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수사정책위에 헌법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경찰 측 논리를 정교하게 가다듬음으로써 수사·기소 분리는 물론 영장청구권을 사법경찰관이 일부 행사할 수 있도록 개헌 여론을 조성하려는 전략이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도 올 6월 말까지 수사·기소 분리에 대비한 ‘경찰 수사 개편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하고 실무 조직 설치 등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이 영장청구권을 확보하려면 검사를 영장청구의 독점적 주체로 명시한 헌법을 고쳐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팽배한 만큼, 문재인 정부 집권기가 영장청구권 확보의 최적기라고 보고 있다. 경찰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지려면 별도의 영장 청구권이 있어야 한다. 다만 개헌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던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영장청구권 확보 시도가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헌의 어려움을 차치하고라도, ‘영장청구권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기류가 있을 정도로 검찰 쪽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장청구권까지 주어질 경우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진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경찰 내부에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 일각에선 개헌을 하지 않고도 검·경이 영장청구권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은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관에게 영장청구권을 맡기는 방안을 예외적으로 두거나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논리의 비약이 없는지 등 기본적인 요건만 확인해 법원에 청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일종의 ‘협상 카드’로 영장청구권을 요구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검찰 출신 위원이 많기 때문에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도 실제로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따라서 일단 개헌 사안인 영장청구권 확보까지 요구했다가 수사·기소 분리 관철이라는 ‘실리’라도 챙기려는 게 경찰 전술이란 해석이다.

최준영·김성훈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