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寶庫)인 광릉숲에 서식하는 희귀 생물종들이 상위 포식자 멸종으로 인한 생태계 불균형,기후변화와 산성비, 도시화 개발 영향으로 점점 사라지는 등 멸종위기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 국립수목원이 국내 최초로 광릉숲에 서식하는 생물종변화에 대해 영양그물(trophic web)방식으로 연구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국립수목원이 지난 100여 년 동안 광릉숲의 영양 그물(trophic web)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 대해 연구한 ‘광릉숲 생태계 영양 그물 변화 모델’에 따르면 광릉숲이 늑대와 곰 등 대형 포유류(최고차 소비자)가 멸종된 가운데 기후변화 및 주변 난개발로 광릉숲 생태계 영양 그물(먹이그물)망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순차적인 영양 단계의 생물 및 희귀 생물종들이 계속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광릉숲에는 희귀 산림생물종인 천연기념물 크낙새가 최근 관찰되지 않는 등 멸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장수하늘소 역시 과거에 비해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상위 생태 포식자로서 담비와 삵 등이 남아 서식하고 있다.

이는 대형 포유류 멸종 등 영양 단계가 변화한 내부 요인과 도시·산업화에 따른 산성비,질소 침착 ,인접지역 개발에 따른 생태계 고립 등의 외부요인때문인 것으로 수목원측은 파악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대형 포유류가 멸종됨으로써 강력한 생태계 조절 기능(ecosystem regulation)을 발휘하지 못한데다 기후변화와 개발로 인해 다른 주요 생물마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수목원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광릉숲 생물다양성 변화 모니터링의 4단계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4단계에서는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의 식물상과 식생에 대한 기초 조사 활동이 추가적으로 이뤄지고 국내 최초로 ‘생태계 건강성 평가 틀’이 완성된다.

포천=오명근 기자 o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