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국정원장 내정 서훈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서훈(63)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북 협상 경험이 풍부한 ‘북한통’으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두루 요직에 있으면서 대북 협상을 주도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국내 북한 전문가 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출생으로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입사한 서 지명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과 국정원 3차장을 지냈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막후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2000년 6·15 정상회담 당시 대북 특사 역할을 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을 수행하며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과 협상을 벌였다. 2002년에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청와대 특보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때도 참석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국정원 내 대표적인 대북 전략·협상 채널인 이른바 ‘KSS 라인(김보현·서영교·서훈)’의 일원이다. 서 지명자는 2007년에는 남북총리회담 대표로 활동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물론 장성택, 김양건 등 주요 인사들과 만난 경험이 풍부해 북측의 협상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1997∼1999년 북한 신포에 경수로 건설을 지원하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금호사무소 대표로 북한에 2년간 상주했고 개성공단 건설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국민주권선대위 안보상황단장을 맡았으며 2012년 대선 때도 정책 캠프에서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대북정책을 주도적으로 마련해왔다. 서 지명자는 남북대화 재개 국면이 오면 국정원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