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전화 폭주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된 이낙연 전남지사가 10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서울 용산역으로 가는 KTX 열차 객실 밖 보조의자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낙연 총리후보 내정 의미

선대위 참여 안한 전남 출신
민주당 손학규계 분류되기도
지역 안배·야당 협조 등 감안

전남지사 시절 영·호남 교류
한국당 의원들과도 교분 깊어
국회 임명동의 과정 수월할듯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낙연 전남지사를 내정한 것은 탕평과 협치를 감안한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명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여야 정치인과 소통에 강점이 있고, 국회 임명동의 과정에서도 4선 의원을 지낸 ‘프리미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명자는 전남 지역에서 4선을 지냈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로 당선됐다. 호남 출신, 비문(비문재인) 성향,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은 인사로 통합 코드에 맞는 인사로 꼽힌다.

이 지명자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지만,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멀어졌다. 이후 당에서는 친손학규계로 분류됐었다.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2년여간 함께 하면서 이 지사를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 지명자가 의원 시절 여야 의원들과 두루 소통하고 전남지사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 주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명자는 2013년 말 영·호남 의원들이 화합을 위해 결성한 동서화합포럼 출범에 주요 멤버로 참여했고 2014년 7월 전남지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영·호남 교류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도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회 임명동의 과정에서도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 쉬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동안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 지명자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에서 최종 무혐의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이 지명자는 지사로서 행정 경험이 있고, 동아일보 도쿄(東京) 특파원을 지내 외교 문제에 대한 감각이 있는 것도 문 대통령의 낙점을 받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경선과 본선 기간에 여러 차례 호남을 방문하면서 평소 눈여겨봤던 이 지사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명자는 “오늘 같은 이런 일이 있을 테니까 준비하라는 것은 열흘 전쯤 임종석 (후보)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받았다”며 “임 실장이 오늘 오후에 서울에서 대기하는 게 좋겠다는 문자를 (당선 확정된 후) 보내 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총리 후보자로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선거 중반 무렵 임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김다영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