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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前 세종연구소장,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취임한 지 100일을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치 신들린 무속인 같이 현란한 칼춤을 추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주술(呪術)들을 외치고 있다. 트럼프의 칼춤과 주술은 미국 국내는 말할 것 없고 지구촌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을 향해 금방 목이라도 칠 것처럼 포효하면서 “중국은 환율조작국·무역 역조국으로서 미국 경제를 강간하고 있다”고 하더니, “중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며 시진핑은 존경스러운 인물”이라고 칭송한다. 북한 김정은을 향해 “미치광이”라고 비하하더니 “영리한 녀석”이라고 개명하는 등 발언의 일관성·정직성·신뢰성이 결여된 경우도 많다.

지난 4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지키려고 배치한 사드, 한국이 비용 10억 달러 내라. 한·미(韓美) FTA는 끔찍한 협정이며, 재협상하거나 종료할 것이다”라는 한국 관련 폭탄 발언은 그 진실 여부 확인, 한·미 동맹의 미래 등을 두고 서울과 워싱턴 양쪽에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칼춤과 주술에 갑론을박하지 말고 한·미 동맹을 더욱 결속·강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우리 정부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21세기 한·미 전략 동맹 차원’에서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오직 ‘한·미동맹 결속’을 목표로 대미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 한·미 양국 해당 실무 부처들이 보다 이성적이고 보다 합리성을 바탕으로 대화와 친교를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 북핵 폐기를 두고 역사상 오늘날처럼 한·미 동맹의 결속이 필요한 시기도 없었다. 한·미 동맹의 기본 틀인 안보 동맹, 신뢰 동맹, 가치 동맹 정신을 되새기면서 한·미 간 갈등의 외연 표출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한·미 간 갈등 표출을 제일 좋아할 당사자는 북한이요 중국이다. 한·미 간의 갈등 표출은 북한의 비핵화도,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도 모두 물 건너가게 할 수 있다. 일주일 뒤에 출범할 새 정부가 이런 확고한 개념과 강력한 실천 능력을 구비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냉철한 선택이 절실하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 있다.

다음으로,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의 단편적인 내용을 붙잡고 정파적 이익을 위해 정치투쟁을 해선 안 된다. 사드 설치 비용 10억 달러에 대해 ‘국가 재정 낭비’ 운운하면서 “사드 도로 가져가게 하겠다” “외교의 참사” 등 사려 깊지 못한, 그리고 한·미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 행태를 일삼아선 안 된다. 대선 정국에서 사드 비용 문제는 그토록 신속하게 정치적 이슈로 삼으면서 지난날 좌파 정권들의 퍼주기식 북한 지원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이 돼 되돌아오는 이슈는 그 어느 대선 후보도 심각하게 거론하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의 정치 문화는 대한민국 수호 차원에서 분명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미 동맹에 대한 국민의 기본 인식이다.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북한이 존속하고 있는 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 생존을 담보하는 창이요 방패다. 자기 자신을 지켜주는 창과 방패를 스스로 망가지게 해서는 안 된다. ‘불구대천지 원수 미제국주의’라고 북한에서 외치는 한·미 이간질하는 선전 선동성 구호가 대한민국에서 그대로 복창돼선 안 된다. 한·미 동맹의 약화나 한국 안보 역량의 훼손은 좌와 우, 보수·진보 구분 없이 모든 한국인에게 함께 다가오는 재앙임을 전 국민이 절감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