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정부 보육정책’ 토론회

“이용률 올리면 폐원비 발생
재원대책 없는 선심 공약”

5·9 대통령 선거를 11일 앞두고 진행된 전문가 토론회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국공립유치원 이용률 40% 확대 공약이 비용 측면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5개 정당 대선 후보들의 보육정책을 분석한 결과, 아동 중심 정책이 실종되고 재원대책이 미흡한 ‘선심성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차기 정부 보육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국공립유치원 이용률을 40% 수준으로 높일 바엔 차라리 완전무상보육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낫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근거로 “국공립유치원 이용률을 40% 수준으로 확대해도 사립유치원에 다닐 수밖에 없는 40만 명가량의 원아 가정이 있고, 불필요한 폐원 비용만 발생할 것”이라며 “이 경우 정부 부담 5조1000억 원, 부모 부담 1조2000억 원, 폐원 비용 2000억 원 등 총 6조5000억 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립유치원 이용을 전부 무료로 전환할 경우에도 기존 부담 비용인 5조5000억 원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 경우 정부 부담은 늘더라도 실제 부모 부담 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이 같은 점에서 완전무상 보육정책이 더 우수한 대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유미 호서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도 기조 발제를 통해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단설 유치원을 신설하는 것은 일종의 포퓰리즘”이라며 “국공립 어린이집은 어린이집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과 장애전담이나 시간제 및 24시간 어린이집 등 특수보육시설을 중심으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또 “보육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보육교사 전문성 강화 및 근무여건 개선 등과 관련한 정책은 이번 대선 공약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국공립유치원 확대보다는 아동 중심 보육정책으로 민간 보육서비스 질을 높여 국공립부터 줄 서는 부모들의 마음을 민간으로 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이를 위해 보육료 상한제 폐지, 보육교사 8시간 근무시간 보장과 급여 현실화 등 유아보육기관의 자유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