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제 찬성 91%
성과연봉제 贊 50.8 反 49.2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극심한 양극화 여파로 유권자들이 진보 성향의 경제 정책에 대해 호감을 표시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특히 전경련 해체, 재벌 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개혁 정책에 찬성하는 유권자가 10명 중 7명에 달했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정책에 대해서도 10명 중 8명이 찬성했다.

4일 문화일보·서울대 폴랩(Pollab) 공동 유권자 정책 성향 조사에 따르면,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유권자는 전체의 72.3%로 반대하는 유권자(27.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재벌 순환출자 금지에 찬성하는 유권자(78.6%)도 반대하는 유권자(21.4%)를 앞질렀다. 법인세 인상(59.8%), 노조 임명 노동이사제(56.8%) 등 재벌 규제 정책 또한 과반의 지지를 얻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건을 계기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찬성(91.5%) 의견이 반대(8.5%)를 압도했다. 이 제도는 민사재판에서 가해자 행위가 악의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다.

내수경제 침체와 노동시장 양극화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현재 6470원에서 1만 원까지 올리는 정책에 85.1%가 찬성, 14.9%가 반대했다. 생계형 부채로 여겨지는 장기연체 채무를 탕감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찬성(55%) 의견이 반대(45%)보다 많았다.

그러나 저성과자에 불이익을 주는 능력·성과 기준 일반해고제, 공무원 성과연봉제 확대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팽팽히 엇갈렸다, 공무원 성과연봉제 확대에 대해 찬성 50.8%, 반대 49.2%였고, 일반해고제 도입에는 찬성이 51%, 반대가 49%였다.

지지후보별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층이 경제 정책에 가장 보수적이었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층의 순으로 진보성향이 점점 강해졌다. 민주당 경선에서 낙마한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층은 이 분야에서 안 전 대표 지지층과 가장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진보 성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됐던 20대가 경제 분야에서 가장 보수적인 연령대로 나타난 점도 주목할만하다. 20대는 60대보다도 훨씬 보수적인 정책 성향을 보였으며, 60대와 30대, 50대, 40대 순으로 진보성향이 강해졌다.

소득 수준별로는 가장 낮은 소득분위(199만 원 이하)의 유권자들과 가장 소득분위가 높은 유권자(600만 원 이상)가 비슷한 수준의 보수성향을 보였다. 오히려 400만 원 이상 600만 원 이하 소득자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의뢰 : 문화일보·서울대 폴랩(Pollab) 한규섭 교수 연구팀 △조사기관 : 리얼미터 △일시 : 2017년 3월 28∼30일 △대상 : 2017년 3월 현재 전국 19세 이상 남녀 △조사방법 :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스마트폰 앱 방식 △표본 : 1009명 △피조사자 선정방법 : 무선(100%) 임의 스마트폰 알림(RDSP·random digit smartphone-pushing) △응답률 : 3.3% △오차 보정방법 : 2017년 2월 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가중치 부여 △표본오차 : 95% 신뢰 수준, ±3.1%포인트 △내용 : 주요 대선 정책·공약에 대한 선호도 등(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