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V자축 셀카 IBK기업은행 선수단이 3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뒤 셀카를 촬영하며 자축하고 있다. 뉴시스

- 배구팀 창단6년만에 3번째 우승

김희진 탈진 투혼에 똘똘 뭉쳐
이정철 감독,지옥훈련도 한몫

IBK기업은행이 창단 6년 만에 3번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시즌 우승은 강인한 정신력이 밑거름이다.

IBK기업은행은 3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IBK기업은행은 3승 1패로 2012~2013, 2014~2015시즌에 이어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무척 힘들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를 2승 1패로 통과한 뒤 단 하루만 쉬고 챔프전에 돌입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으로 챔프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열흘을 쉬면서 챔프전을 준비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IBK기업은행은 13일간 무려 7경기를 치렀다. 체력적인 한계에 접어든 탓에 24일 1차전에서 흥국생명에 2-3으로 패했다. 심리적으로도 흔들렸지만 2차전에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26일 열린 2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은 3-1의 역전승을 거뒀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를 9점 차이(16-25)로 내줘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2세트 들어 심기일전, 게임의 흐름을 뒤바꿨다. 2세트를 9차례의 듀스 접전 끝에 34-32로 따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IBK기업은행의 김희진은 2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탈진, 코트에 쓰러졌다.

김희진의 투혼은 IBK기업은행의 근성을 자극했고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했다. 선수단의 투지, 응집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박정아가 펄펄 날았다. 박정아는 28일 3차전에서 23득점을 쓸어담았고, 4차전에서 16득점을 올리면서 선봉에 섰다. 박정아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했으나,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리시브 불안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며 결의를 다졌고, 특히 챔프전에선 게임당 평균 20.8득점을 챙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지옥훈련과 함께 강인한 정신력 강조하기에 ‘독사’로 불린다. 이 감독은 1차전 패배 직후 “지쳤지만 힘든 건 (흥국생명도)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다음 날인 25일 훈련을 쉬고 수액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도록 배려했다. 물론 “이길 수 있다”, “극복할 수 있다”면서 선수단을 채찍질하고 독려했다.

이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뒤에야 마음을 놓았다. 이 감독은 “체력이 고갈됐지만, 정신력으로 견뎌낸 선수단이 자랑스럽다”면서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뛰어난 팀이 되도록 더욱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