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배신자 용서안해” 도발
劉측 “국민을 배신한 적은 없다”

바른정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된 유승민 의원이 이번 주말 대구·경북(TK)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치적 고향이지만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현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30일 유 후보 측에 따르면, 유 후보는 이번 주말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진욱 바른정당 후보를 지원 유세하기 위해 경북을 방문하면서 대구도 함께 찾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후보는 대구 동구가 지역구이고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하지만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배신자 비판을 받고 있다. 보수 텃밭인 TK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 유 후보는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혔지만 국회가 행정부 견제를 강화하는 국회법 파동과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 박근혜정부의 국정 기조를 비판하면서 사이가 멀어졌고,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뒤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에 앞장서면서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상태다. 자유한국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도 전날 “TK 정서는 살인범은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유 후보는) 나한테 시비 걸지 말고 지역에 가서 신뢰 회복을 먼저 하도록 부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캠프의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홍 지사가 막말을 퍼부으며 TK 시민들을 욕보였다. 과연 위법 행위로 재판 중에 있는 막말 후보다운 발언”이라며 “유 후보는 헌법과 국민을 배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을 배신한 적이 없으며, 박 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국정농단 사태에까지 이르게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행태야말로 진짜 배신이 아니냐는 것이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홍 지사가 대통령 후보가 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지금 어쩔 수 없이 홍 지사에게 가있는 보수층의 마음을 반드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