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첫 스탠딩토론 등 자유 형식
공약·단일화 놓고는 ‘설전’
사적 치부는 건드리지 않아

국민적 관심 모으는덴 한계

바른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은 대본·디스(Disrespect의 준말)·잡음 없는 ‘3무(無)’ 경선이란 호평을 받았다. 자유로운 형식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토론다운 토론’을 펼쳤다는 것이다.

29일 바른정당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이번 경선에서 정당 토론회 최초로 스탠딩 토론을 진행했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두 후보는 양복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자유로운 모습으로 토론에 임했다. 질문, 답변 시간의 제약을 없애 두 후보는 자유롭게 ‘끝장 토론’을 벌일 수 있었다. 미국식 TV토론과 비슷했다. 특히 두 후보는 원고 없이 토론을 진행했다.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줄줄 읽어나가는 대신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자유롭게 펼친 것이다.

상대방을 향한 강한 ‘디스’도 다른 정당 토론회에 비하면 현저히 적었다. 유 의원은 남 지사의 핵심 공약들을 거론하며 “모두 위헌”이라고 꼬집었고, 남 지사는 유 의원의 공약들을 가리켜 “구름에 떠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수 후보 단일화 등을 놓고 날카로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사적인 치부를 건드리며 공격하지는 않았다. 토론에서 두 후보는 증세 문제나 사교육 폐지, 일자리 창출 등 굵직한 사안들을 놓고 대립했다.

토론회와 투표 등 경선 진행 과정에서의 잡음도 없었다. 현장 투표 결과가 사전 유출되고 충청권 토론회가 대전·충남 지역에 방영되지 않는 등의 논란이 일었던 더불어민주당에 견주면 잡음 없이 깔끔하게 진행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의 경선 토론은 낮은 정당 및 후보 지지도 때문인지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28일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도 2100여 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참여율 저조로 일부 지역 토론회를 현장 토론회에서 방송 토론회로 변경한 적도 있다. 바른정당의 한 당직자는 “후보의 질과 토론의 질은 어느 누구보다 낫다고 자부한다. 다만 이런 점을 국민이 아직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