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결국… 27일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소환조사 6일만에… 28~29일쯤 영장심사
“다수 증거에도 혐의 부인… 증거인멸 우려”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13가지 혐의 적용
영장발부땐 前대통령 세번째 구속 불명예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은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 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밝혔다. 또 “공범인 최순실(61) 씨와 지시를 이행한 관련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뇌물공여자까지 구속된 점에 비춰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어 “그동안 다수 증거가 수집됐지만 피의자가 대부분의 범죄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기존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록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토한 결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영장 청구는 지난 21일 검찰청사로 소환해 조사한 지 6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열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될 경우 곧바로 구치소에 수감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통해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을 지원하고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을 돕는 등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는 대가로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최순실 씨를 지원하게 했다고 판단하고 213억 원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또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204억 원의 출연금과 최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대해서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단, 검찰은 재단에 출연한 다른 기업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등의 강요에 의해 출연금을 낸 것으로 판단했다. SK그룹의 재단 출연금 등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계속 수사하기로 했고, 롯데그룹의 경우에는 강요죄와 직권남용죄 적용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8∼29일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민병기·이후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