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등 유력후보에 줄대기
‘아이디어’ 은밀히 전달도
血稅 퍼주는 정책들 속속

‘사상 최악의 공직기강 해이가 판치고 있다!’

17일 세종 관가(官街)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가 불과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고 정부 조직 개편설까지 흘러나오면서 공무원의 공직기강 해이가 위험할 정도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자신이 속한 부처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조직 이기주의’뿐만 아니라, 개인의 입신 영달을 위해 유력 대권 주자들에게 ‘줄 대기’를 하는 현상이 과거 대선 직전에 비해 훨씬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나 안희정 후보에게 연줄을 대려는 공무원들이 줄을 잇고, 문재인 캠프 등에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만한 정책 아이디어를 은밀하게 전달하는 ‘정책팔이’ 행색을 하면서 돌아다니는 고위 공무원이 즐비하다는 소문이 관가에 파다하다.

벌써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무총리 후보로는 K, 경제부총리 후보로는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와 내각에서 근무했던 C나 L 등이 유력하다”는 둥 온갖 하마평이 무성하다. 대선 후보를 직접 알지 못한다면, 국무총리나 장관을 할 사람에게라도 ‘눈도장’을 찍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무원의 ‘생존 본능’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현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대구·경북(TK) 출신들은 쇠하고, 호남·경남 출신이 뜰 것”이라는 얘기가 널리 퍼지고 있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홀대받아온 호남 출신이 요직을 차지할 경우 TK 출신의 ‘대학살’이 벌어질 것”이라는 섬뜩한 말도 나돌고 있다. 일부 공무원은 문 후보의 고향인 경남 인맥까지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공무원 대부분이 일손을 놓고 있지만,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상황을 이용해 대규모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정책 결정을 하려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은 현 정부의 임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 다시 수조 원의 혈세를 집어넣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제계에선 “자신들의 실책에 따른 파장을 줄여 보려 차기 정부 출범 전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규 자금 투입을 서두르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