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코앞 소문만 무성…‘깜깜이 정부조직개편’

인수위 없이 즉시 취임하는데
개편안 제시한 대선주자 없어

공약 제시해 사전검증 받아야
조직팽창 억지 방향이 바람직

오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관료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소문이 무성하지만 정부 혁신의 정책목표나 구체적 실체, 사회적 합의 등이 없는 ‘깜깜이’ 논의만 거듭돼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대통령 취임 전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 기간이 없는 이번 대선의 한계를 고려해 각 대선 후보들이 선거운동 기간부터 정부 조직 개편 방안을 공약화해 논의하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현재 관료 사회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정부 조직 개편 논의는 일부 부처에 국한된 단편적인 내용이 많다. 각 대선 후보가 정부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큰 그림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부 조직은 대통령의 정책을 투영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대선 후보가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려는 정책과 그것을 뒷받침하려는 조직이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모 한국정책학회장은 “단편적인 한 부처 이야기보다는 정치권이 대선 주자의 유불리를 떠나 정략적인 것을 빼고 행정부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 고민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 조직은 정책을 담는 그릇인 만큼 어느 부처를 없애고 무엇을 신설한다는 얘기에 앞서 정책 전반에 대해 차별화된 이야기를 하면서 전체적인 모습의 개편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선 주자들 가운데 종합적인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후보는 없다. 다만, 정치권과 관료사회에서 예산 편성권·정책기획·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기능별로 분리해야 한다거나 교육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독립시켜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효율적 조직 개편을 주문하고 있다. 임 교수는 “국민 세금을 쓰는 만큼 정부 팽창은 억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장석범·윤정아·박정민 기자 bum@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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