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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체계·근무형태 등 협의때
노조권한 강화… 시민편의 실종
朴시장‘親노조 행보’비판 제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오랫동안 시민의 ‘발’ 역할을 해온 서울지하철에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23년 만에 현실화된 양대 지하철공사의 통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 않다. 하지만 서울지하철 조직의 통합이 미칠 파장은 적지 않다. 벌써부터 독점적 거대 공기업과 공공 ‘귀족노조’의 탄생으로 노조 편향적인 이익 추구, 방만 경영 심화 가능성 등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문화일보는 3회에 걸쳐서 시가 지하철공사 통합의 명분으로 삼은 ‘안전 강화’와 ‘지속가능 경영’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 진단해 보고, 바람직한 통합 방향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시민은 없고 노조만?” 경영효율 및 안전도 제고를 내세우며 진행 중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통합이 정작 시민편의는 간데없고 지나치게 노조편향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통합공사의 골격이 될 지난해 말 노사정 협의안에 따르면 직급체계, 근무형태, 직영 및 자회사 관련 사항 등 핵심적인 경영 결정사항은 ‘노사합의’로 한다고 못 박혀 있다. 인력규모도 향후 노사협의에 따르게 된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노조가 인사 및 경영권을 침해하도록 허용해 새 통합공사의 틀을 주무르게 두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조만간 통합공사의 집행이사회에 근로자이사까지 진입할 예정이다. 자칫 전국 최대의 지방공기업이 노조에 의한, 노조를 위한 조직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하철 파업 등 강성 노동투쟁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서울메트로는 직원 5413명(64.1%)이 가입된 서울지하철공사노조와 2625명(31.1%)의 서울메트로노조가 있는데 각각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서울도철노동조합은 전 직원의 90.8%인 5301명이 가입된 민주노총 소속 조직이다. 3개 노조는 이미 강성노조로 정평이 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업무협의에서 양대 공사 통합 후 통합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시내 교통대란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을 정도다.

그동안 매년 지급된 거액 성과급도 도덕적 해이란 지적이 되풀이되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매년 수천억 원대의 적자에도 수백억 원의 직원 성과급을 나눠줬다. 2015년 기준 전국 58개 지방공사 중 최대 성과급은 서울메트로(500억4700만 원), 이어 2위도 서울도시철도공사(373억9700만 원)로 나타났다. 또 서울메트로는 2013~2015년 3년간 모두 15억3200만 원을 들여 임직원 673명을 일본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으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외유성 출장들로 당초 목적이어야 할 역량강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책임론도 일었다. 박 시장은 최초 통합 시도가 무산되자 성과연봉제 도입 중지, 주요 경영사항 노조합의 등 노조친화적인 조치를 무더기로 내놨다. 당시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노동계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는 비판이 일 정도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거대 신생조직이 탄생하는 데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며 “노사정 합의는 의미가 크다. 통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파업 우려에 대해 “필수유지인력이 있어서 큰 문제 없다”며 “향후 필수유지인력을 72%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연 기자 kdy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