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국내 배치를 놓고 찬반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이 사드 도입 찬성 시위를 열고 있는 가운데(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진보단체 회원들이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미 당국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보수 “안보위해 필요”
진보 “총력 저지운동”
온라인서도 격한 설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가 시작되면서 사드 반대 단체들이 8일 총력 저지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온라인에서는 네티즌이 찬반으로 의견이 나뉘어 격한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중국의 보복 강도가 거세질 것을 우려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은 중국 규탄 및 롯데 상품 구매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김천 지역 주민들과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은 이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롯데골프장 인근에서 ‘수요집회’를 열고 “사드 배치를 강행한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저지운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인근 등에서 국회의원들과 국민에게 사드 배치의 부당성과 불법성을 알려 나가는 한편, 법적 대응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는 11일 촛불집회에서 사드 배치 규탄에 나설 계획이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촛불집회 전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축제 분위기가 되겠지만, 사드 배치에 공식적으로 반대 뜻을 표명해온 만큼 관련 행사도 마련해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에서 한 일은 아니었지만, 지난 1월 14일 촛불집회 때는 일부 참가자가 주한 미국대사관 건물에 레이저로 ‘NO THAAD’ 문구를 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반면,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국가 이익 중의 핵심인 안보 수호 차원에서 이번 사드 배치에 대해 환영한다”며 “북한 무력 도발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방어형 무기인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고 정부에 떼쓰는 반대 단체들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도 격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한 네티즌이 “조공 시대가 아닌 자존의 시대에 중국의 내정 간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사드 배치를 빨리 끝내고 국론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자, 다른 네티즌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는 배경이 의심되고 미국에 철저히 이용만 당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받아쳤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 직격탄을 맞아 ‘피해자’가 된 롯데를 돕기 위해 롯데 상품을 사겠다는 국내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부가 정신을 못 차리면 기업들이 다 뒤집어쓴다”며 “나도 일부러 (롯데마트 등을) 찾아가서 물건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김성훈·성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