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세액공제 등 稅制 지원책
특검연장 등 정치사안에 밀려
2월 처리 무산…3월도 미지수

서비스업법 등 경제활성화법도
지난해 4월이후 국회 ‘계류중’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2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종료된 가운데 정부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던 법 개정 사안들이 이번에도 결국 국회에서 줄줄이 ‘퇴짜’를 맞았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소야대 지형이 형성된 후 정부와 여당이 내놓는 경제활성화·민생 법안들은 국회 문턱을 넘는 데 번번이 실패했고, 탄핵 정국까지 맞물리며 이 같은 ‘경제 입법 공백’은 올해까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3일부터 3월 임시국회 막이 올랐지만, 정치 이슈에 밀려 처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에 상정됐던 올해 경제정책방향 관련 법안들은 저출산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4가지 세제 지원책(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모두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법 개정을 두고 여야 간 두루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특검 연장 등 정치적 사안을 놓고 마찰이 이어지면서 처리가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혼인세액공제’는 2019년까지 적용되는 3년 한시법으로 1인당 연봉이 7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가 결혼하면 50만 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골자다. 세금 감면 받으려고 결혼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연봉 기준을 충족하는 맞벌이 부부는 결혼하는 해에 최대 100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어 예비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컸다.

이밖에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사업주에게 주는 세액공제 혜택을 1인당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올려주고 △청년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액을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대기업은 200만 원에서 300만 원) 늘려주려던 계획도 실패로 돌아갔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고용비례 추가공제율을 1년 한시적으로 2%포인트(대기업은 1%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방안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공수표’를 날린 셈인 정부는 한숨만 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세법의 경우 올해분에 대해 공제(세금을 깎아주는 것)해주는 것이라 연내에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된다”면서도 “입법 불확실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및 규제프리존법 제정, 근로기준법 개정 등 기존의 경제활성화와 민생 관련 법안들도 처리되지 못하고 수북이 쌓여있다는 점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지금 정치 상황으로는 정부 정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회가 일자리 등 근본대책을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