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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통령’ 허재(52·사진)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7 한국농구연맹(KBL) 유스 엘리트 캠프의 총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들을 직접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허 감독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농구 철학을 후학들에게 전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그는 무엇보다 기본기와 노력을 강조했다.

허 감독은 “요즘 어린 선수들을 보면 화려한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며 “그런데 팀 훈련이 끝난 뒤 개인 훈련을 한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용산중·고 재학 시절 이를 악물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남산을 뛰어올랐고 하루 300개 이상의 슛 연습을 했다는 허 감독은 “농구는 하루 이틀 훈련해서 되는 게 아니고, 똑같은 훈련을 지겹지만 매일 반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스 엘리트 캠프에 도입한 스킬 트레이닝을 허 감독은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학교에서 단조로운 패턴 플레이만 연습하다 캠프에 와서 볼을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배우니 재미있지 않겠느냐”며 “실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은 참 많다”고 소개했다.

스킬 트레이닝에 대한 반론도 있다. 드리블을 필요 이상으로 길게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허 감독은 “드리블을 오래 하다 볼을 뺏기면 문제가 되겠지만, 반대로 패스할 곳이 없다면 볼을 끌 수밖에 없다”며 “스킬 트레이닝은 볼 컨트롤과 센스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캠프에 모인 유망주들은 향후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세대. 그래서 허 감독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어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에 담았다. 허 감독은 “키는 예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면서 “하지만 신체조건이 좋다고, 그 나이에 농구를 좀 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운동을 잘했더라도 중학교에 올라가선 못할 수 있고 고교, 대학, 프로도 마찬가지”라면서 “자신의 재능만 믿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멈추고, 반대로 노력한다면 재능을 꽃피울 수 있다”고 충고했다. 중·고교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허 감독은 겸손과 인내를 주문했다. 허 감독은 “슛을 잘 넣었다고 그다음부터 슛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발전이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퇴보하게 된다”면서 “농구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공을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속초=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