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연구소서 직접보고 받아
리정철은 독극물 제조·제공”

김정남 암살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2등 서기관 현광성(44)이 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지휘에 따라 증거 인멸 등 뒷수습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현광성이 속한 자료연구소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으며 이번 암살을 총괄했다는 것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정남 암살을 주도한 자료연구소는 그 소장이 정찰총국처럼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를 한다”며 “김정은이 이번 암살과 관련해 바로 지시를 내리고 바로 보고를 받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러한 전모를 정찰총국 출신 탈북자들을 면담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암살 총책은 (자료연구소에 속한) 현광성이 아니라 김정은”이라며 “현광성은 사전준비 및 뒷수습조”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암살총책이라면 잡힐지도 모르는데 암살이 끝나고도 계속 현장에 남아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현광성의 역할은 증거 인멸 및 암살자 복귀”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광성은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북한 남성 4명을 배웅하는 장면이 공항 CCTV에 잡히기도 했다. 현광성은 현재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리정철(47)에 대해서도 “정찰총국 산하 장비국 소속이며, 독극물을 현지에서 제조해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암살이 김정은 직할 아래 이뤄진 만큼 북한은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