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 도움” vs “박탈감 느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육아 정보를 얻는 부모가 증가하면서 ‘고급 정보’가 공유된다는 소문이 도는 ‘지역 맘(Mom) 카페’의 가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지역 맘 카페는 지역·나이·성별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가입 신청 날짜까지 지정돼 있다. 카페 관계자들은 “신뢰성과 보안 유지를 위해 회원 가입 기준을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종의 지역감정 조장에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반감도 생기고 있다.

‘송파맘들 오세요’ 인터넷 육아 카페는 지역 내 교육·육아·미용 등의 고급 정보를 공유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고 아이를 키워야 하며 1970∼1992년생 여성이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카페 운영자가 일일이 가입 신청자들을 심사하기 때문에 6개월이 넘도록 가입 승인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가입 후에도 꾸준히 게시글을 올리지 않으면 탈퇴 당할 수도 있다. 특히 매달 1일에만 가입신청을 받기 때문에 해당 날짜에 알람을 맞춰놓고 가입신청서를 작성하는 풍경도 벌어진다. 김모(여·32) 씨는 “송파구에 살지는 않지만 정보를 얻고 싶은 마음에 친언니 주소를 빌려 가입 신청을 했는데, 6개월 동안 기다렸지만 지난해 12월 가입 승인이 거절됐다는 연락이 왔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고급 육아 정보를 포기할 수 없어 이번 달 1일에 재차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송파맘들 오세요’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강남 맘 카페’와 ‘광진 맘 카페’ 등 다른 지역 육아 커뮤니티 중에도 가입 자격과 기간이 정해져 있다. 카페 관계자들은 익명·상업성 등으로 인한 부작용 및 지나친 홍보 글 게시를 막기 위해 가입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특성이 여가관여 및 온라인 커뮤니티 만족에 미치는 영향-생활 육아커뮤니티 송파 맘 카페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쓴 배소영 경희대 호텔관광대 학술연구교수는 “송파 맘 카페의 경우 회원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부모들의 지역 공동체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지역에 거주할 경우 아예 가입할 수 없도록 한 조건 등이 지역감정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또 아빠 육아도 늘어나는 추세에서 가입자격을 여성으로 한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부 김모(여·35) 씨는 “강남 엄마들의 교육·육아 정보를 알고 싶은 것은 사실인데 아예 가입조차 할 수 없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