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4일부터 착수키로
인사·회계 등 방만경영 점검
고소건 털고가려는 의도인듯

서울시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대상으로 특별 감사에 착수한다. 시향의 방만한 경영 사례를 다수 발견한 서울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지만,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정명훈 전 예술감독 및 서울시향 직원들 간 고소 사건 파문이 확대되면서 서울시에 점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오는 24일부터 한 달간 서울시향을 특별 감사한다고 17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조직·인사·회계 등 시향의 최근 3년간 경영 전반에 대해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해 11월 17일 열렸던 서울시향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문제가 많다”며 시에 특별 감사를 요구했다.

이번 감사가 정 전 예술감독에 대한 과도한 급여 지급 부분 등을 포함한 의회의 요구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시가 박 전 대표와 정 전 예술감독 고소 건으로 인한 부담을 털고 가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시의회는 먼저 서울시향이 설립됐던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정 전 예술감독, 마이클 파인 전 공연기획자문역, 진은숙 상임작곡가 겸 공연기획자문역 등 3명에게 지급된 과도한 보수를 문제 삼았다. 정 전 감독은 152억 원, 마이클 파인 전 자문역은 11억 원, 진 상임작곡가는 8억1000만 원 등 이들 3명이 총 171억10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시향 직원들의 시간외수당 편법 수령 의혹도 시의회 감사 요구의 또 다른 근거가 됐다. 월 기본급여에 38시간분 시간외수당을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높은 급여를 받아온 사실이 시의회에서 밝혀졌다.

시는 의회의 의견을 종합, 감사가 끝나면 서울시향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 개선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정 전 감독과 관련된 건은 검찰에서 수사 중인 부분이라 시의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구체적인 감사 범위와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