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열전 편찬위’발표
보수단체 “사회갈등만 유발”

진보진영 인사들이 주축이 된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편찬위)’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을 ‘반헌법행위자 열전 수록 집중 검토 대상자’로 선정했다. 박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도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대통령을 포함한 보수 진영 인사들을 대거 반헌법행위자로 규정한 명단 공개가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편찬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헌법행위자 열전’에 오를 후보자 405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번 명단에는 지난해 7월 1차로 발표했던 99명도 포함돼 있다. 편찬위는 후보자 405명 가운데 300명을 추려 ‘반헌법행위자열전’ 수록 인물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들은 반헌법 행위를 △민간인 학살 △내란 △고문 및 간첩조작 △부정선거 △언론탄압 △문민정부 이후 반헌법적 사건 등 6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날 발표된 대상자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 전 비서실장, 황 권한대행 등 현 정부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편찬위는 박 대통령을 세월호 참사 구조 직무유기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2가지 사안과 관련해 문민정부 이후 반헌법 행위자로 지목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과 ‘초원복집 사건’ 등 고문 및 간첩조작과 부정선거, 문민정부 이후 반헌법 행위자로 선정됐다. 황 권한대행은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수사방해, 세월호 참사 구조 직무유기, 통합진보당 해산 등 3개 사안과 관련해 집중검토 대상자로 포함됐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반헌법행위자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도 이름을 올렸다. 편찬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5·16 군사쿠데타, 유신, 긴급조치, 민청학련 사건 등 모두 10건의 사건에서 집중검토 대상자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여론을 통해 헌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편찬위의 발표는 사회 갈등만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훈·김현아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