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공동 반대 성명서
“투기성 외국자본에 무방비”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상법개정안이 ‘재벌 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규제대상의 86%는 중소·중견기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제계는 상법개정안의 불합리성·위험성을 적시하며 개정에 반대하는 공동 의견을 발표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회장 정구용), 코스닥협회(회장 신경철), 한국중견기업연합회(회장 강호갑)는 16일 ‘기업지배구조 관련 상법개정안에 대한 경제단체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과 전문위원실 등을 방문해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추진되고 있는 상법개정안은 오히려 중소·중견기업을 힘들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법개정안이 주로 규제대상으로 하는 상장회사 중 대기업은 14%에 불과하고, 중소·중견기업이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중소·중견기업의 직접적인 피해뿐 아니라 향후 상장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해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과도한 기업규제로 투기성 거대 외국자본 앞에 우리 기업의 경영권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개정안의 자기주식 처분 제한에 대해서는 “분할되는 회사가 소유한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으로 새로운 지배력이 추가된다고 보는 것은 착시현상이라는 해석이 있다”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