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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 당신에게 반했어요!

덴마크식 휘게(Hygge), 스웨덴식 피카(Fika) 등 최근 유럽식 삶의 방식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휘게는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를 추구’하는 덴마크식 라이프스타일을 말하고, 스웨덴어 ‘카페(kaffe)’에 기원을 둔 피카는 바쁜 일과 속에서 여유를 갖고 차 한잔 마시며 번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소중한 사람들과 순간을 완전하게 즐기는 시간을 뜻한다.

하지만 이 같은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이전에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유난히 로맨틱하게 바라보는 삶의 스타일이 있다. 예술과 멋의 나라 프랑스, 그곳 파리지앵의 삶이다.

프랑스가 좋아 결국 에어프랑스 기내통역원으로 일했던 이승예 작가의 ‘파리지앵, 당신에게 반했어요!’(이야기나무)는 매력적인 파리지앵 34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를 통해 작가가 전하는 파리지앵 삶의 핵심은 누군가 규정한 획일적인 삶의 방식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서사로 자기 인생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책은 배우 브리짓 바르도, 영화감독 세드리크 클라피슈, 세계 최고의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유명 스타부터 거리시인, 우산 수리공, 인형 의사, 묘지 가이드, 불법체류자로 에펠탑에서 가족을 위한 행복을 꿈꾸는 청년까지 다양한 34명의 삶을 인생, 예술, 추억, 열정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에펠탑과 루브르처럼 몇몇 관광지로 소비되는 파리가 아니라 파리를 진정으로 빛나게 하는 존재인 파리지앵을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풀어내면서 결국 삶이란 각자의 소신과 가치관을 토대로 자기만의 삶을 살아낼 때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는 유명한 셰프나 페르 라셰즈의 묘지 가이드나 다르지 않다. 세계 최고의 셰프 가니에르는 성공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유행이나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고 항상 제가 느끼는 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했어요. 타협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성장했죠.” 가니에르의 말은 묘지 가이드의 다음과 같은 말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인생요? 제 인생은 작품으로 남을 거예요.” 북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파리로 떠난 사진작가 황채영의 사진이 함께 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