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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왼쪽 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윤종규(오른쪽)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5년 만에 ‘2조 원 클럽’ 진입에 성공한 윤 회장은 오는 11월이면 임기가 끝나고 연임 여부가 결정돼 그 어느 때보다 성과가 절실하다. 오는 3월 회장에 취임할 조 내정자도 올 한 해 실적은 ‘조용병호’를 평가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는 2조14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지주는 2조7748억 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둘의 격차는 6311억 원으로, 2014년 7845억 원, 2015년 6689억 원에서 꾸준히 좁혀지고 있다.

윤 회장이 먼저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베트남을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동남아 4개국을 방문했다. 베트남 은행업과 라오스 자동차리스사업, 캄보디아 네트워크 확대, 미얀마 소액대출 시장 진출 등 지난 2년 간 공들여온 현지 사업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다. 그동안 KB금융은 타 금융사에 비해 ‘글로벌 약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베트남 진출은 신한금융에 대한 도전장으로도 읽힌다. 베트남은 신한은행이 현지 외국계 은행 1위를 놓고 HSBC와 다툴 만큼 신한의 무대로 꼽히는 곳이다. 윤 회장의 체질 개선 노력이 결실을 얻을 지도 관심사다. ‘한국형 유니버셜 뱅크’를 지향하는 윤 회장은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비은행 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조 내정자는 KB금융의 추격에 맞대응 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연속 2조 원대 실적을 올리는 등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강점 분야인 글로벌·디지털 분야에 집중한다면 10년 연속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내심의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각각 업계 1위인 신한은행·신한카드가 ‘쌍두마차’로 달리고 있고, 비은행 부분 이익이 40% 가까이 성장하면서 계열사간 고른 성장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조용병 회장·위성호 신한은행장’ 체제 개편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조 내정자는 지난 1일 신한은행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모든 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신한을 만들어야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