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서울 강북구 꿈의숲 아트센터 키즈카페에서 열린 ‘2040과 함께하는 아이 키우기 브런치토크’에 참석해 육아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지지율 상승세 安제안 주목

“대통령 힘 아닌 개혁입법으로
적폐청산하려면 연정은 필수”

우상호 “연정은 불가피” 지지
여권일부 동의 파급력 가능성

문재인·이재명은 “동의못해”
되레 당내경선 악영향줄수도

대권 후보 지지도가 급상승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론’은 한편으로는 뚜렷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심판론(정권교체론)’을 내세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확장성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이 야·야(野·野) 대결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대연정론이 기존의 여야 또는 보수·진보 대결 구도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선의 패러다임이 될지 주목된다. 실제로 소속 정당인 민주당은 물론 범여권 주자들이 찬성·반대를 둘러싼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 지사의 대연정론은 일단 대선의 주요 이슈로 자리 잡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 측은 6일 “국정농단 책임자 처벌은 법 절차에 의해 이뤄지고 있지만, 나머지 적폐 청산은 국회에서 입법 절차로 할 수밖에 없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공통의 국가 개혁 과제에 합의한 세력과 대연정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집권 시 사과와 반성을 전제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도 국정의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지사 측은 일시적인 당내 비판을 감수하고서도 대연정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안 지사 측의 이러한 모습은 ‘청산론’ ‘청소론’을 중심 화두로 내세운 문 전 대표와 확실하게 차별화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을 ‘박근혜 심판’이라는 대결 지향적이고 과거 지향적인 패러다임으로 접근하지 않고 화합과 협치, 미래지향적인 구도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 및 중도 진영에서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란 비판을 받아온 문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제2의 박근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지사의 이 같은 접근은 정치교체, 시대교체 등 정치권의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더구나 현재의 정국 상황을 감안하면 대선 이후에도 다당제 구도가 유지되는 만큼 차기 정권은 현실적으로도 일정 수준의 연정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내에서도 집권 후 대연정을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규모나 대상은 몰라도 연정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의석수의 안정성을 놓고 본다면 새누리당 성향의 당과 연정해야 하느냐는 필요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해 여권 정당과의 연정도 가능성을 열어 뒀다.

안 지사의 대연정론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이후 갈 곳을 잃은 보수와 중도층의 지지표를 흡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이나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연정론에 대해 환영한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안 지사의 대연정론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한 민주당 의원은 “대연정론은 야권 지지자들에게 안 지사를 위험한 인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줬다”며 “당 지지자의 70% 정도가 문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안 지사의 대연정론은 당 경선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김다영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