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대선 전 정파 간 합종연횡과 대선 후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협치 실현을 위해서는 인정할 만한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연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각제 개헌이나 선거구제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6일 통화에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없는 4당 체제의 여소야대 국면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정치 실험”이라며 “모든 정파를 포함하는 것은 불가능해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반성과 개혁 찬성을 전제로 세력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헌법에는 이미 책임총리제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제하에서도 정부와 다수당 간 연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제는 원래 권력을 독식하는 구조”라며 “‘DJP 연합’ 때도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에게 장관임명권을 주기는 했지만, 중요한 정책은 모두 대통령이 결정했다. 대연정을 하려면 내각제 개헌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대통령제에서 대연정을 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보수를 ‘나쁜 놈’이라고 비난하면서 공동정부를 꾸리자는 것인데 상대를 전부 부정하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위장 결혼’과 다를 바 없다. 상대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풍토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