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의회앞 선서 하이라이트
‘美를 다시 위대하게’ 축하공연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의 장장 3일에 걸친 취임 행사가 19일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와 함께 개막한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으로는 이번이 57번째로, 하이라이트는 20일 오전 의회 앞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서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19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5시 30분)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와 함께 헌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취임 행사를 시작한다. 이어 트럼프 당선자는 같은 날 오후 4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주제로 링컨 기념관에서 열리는 축하공연에 참석한다. 트럼프는 취임식 전날인 이날 전통대로 백악관 인근의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숙박할 예정이다.

하지만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0일 오전 9시 30분 의회 앞에서 축하 공연과 함께 시작하는 취임 선서다. 트럼프는 이날 정오에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는 취임선서를 한 뒤 권력을 인계받는다. 이어 트럼프는 취임식 당일 저녁 공식 무도회 3곳에 참석하며, 다음날인 21일 마지막으로 워싱턴 국립 성당 국가기도회에 참석하면서 취임 행사를 마친다.

다행히 이번 취임식에서는 ‘추위와의 전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일 워싱턴 날씨는 비가 내리겠지만 기온은 7∼9도로 예상되기 때문. 역대 가장 추웠던 취임식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제40대 대통령의 2기 취임식으로,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면서 실내에서 취임선서가 이뤄졌다.

강추위 속에서 가장 장시간 취임연설을 한 대통령도 있었는데, 윌리엄 헨리 해리슨 제9대 대통령은 외투도 입지 않은 채 장장 1시간 40분 동안 연설을 했다가 폐렴에 걸려서 취임 한 달 만에 사망했다.

취임식이 1월 20일에 열리게 된 전통은 3월 취임에 따른 레임덕(권력누수) 기간을 줄이기 위해 1937년 법을 개정한 뒤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32대 대통령부터 확립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 240년 역사상 유일하게 중임 제한 없이 4선을 한 인사로, 4차례 취임선서를 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4차례 취임선서를 한 대통령이 한 명 더 있는데, 버락 오바마 제44대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선서를 잘못 읽는 바람에 그 다음날 백악관에서 취임선서를 다시 했고, 2012년에는 1월 20일이 일요일이어서 취임식이 다음날로 순연되면서 20일과 21일 2차례 취임선서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