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8년전 GM공장서 연설 오는 20일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가운데) 미국 대통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침체에서 미국 경제를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지난 2009년 9월 미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하기에 앞서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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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경제부문서 만든 ‘역사’

파산위기 GM 구제금융 지원
금융위기 극복의 단초 만들고
이민개혁 통해 인재 끌어모아
실리콘밸리를 新성장동력으로

8년간 1130만개 일자리 창출
임금 상승률 2.9%로 ‘최고치’

오바마케어·금융규제법안은
트럼프 취임후 물거품 가능성

“실업률 4.7%, 시간당 임금 상승률 2.9%.”

오는 20일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경제 성적표다. 지난 6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 4.7%는 미국 경제가 호황이던 1990년대 말 4%에 비하면 다소 미진하지만,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9년 1월(7.8%)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임금 상승률 2.9%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바마 대통령 본인도 최근 잇따른 고별 인터뷰에서 “거의 모든 경제지표 상으로 볼 때 미국은 내가 취임했을 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자신한 배경이다. NBC도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동안 경제 부문에서 역사를 만들었다는 데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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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경제 지표 ‘업(Up)’ 속 금융위기 극복이 최대 업적 = NBC 뉴스 집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직전인 2009년 1월과 임기 8년이 끝나가는 2016년 12월 경제 수치에는 큰 격차가 있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실업률이 대표적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949.09까지 곤두박질쳤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지난해 12월 초에는 19170.42로 올랐다. 이 중에서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년간 가장 극적으로 변했다. 2009년 1월 1일 -5.4%였던 성장률은 같은 해 7월 1일 +1.3% 성장으로 돌아섰고, 2012년부터는 2%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1일 연간 성장률은 3.5%로 3%대까지 올라서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파산 위기에 처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업계와 금융회사 등에 총 7870억 달러(약 947조 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의 단초를 마련한 것은 경제 분야 최대 레거시(업적)로 꼽힌다. 이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년간 113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빌 클린턴·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등에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4번째로 가장 많은 일자리 창출 실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분석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이민개혁을 통해 각국의 고급 인재를 끌어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럴 해저드에 빠졌던 금융업 대신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를 과감히 채택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사회안전망도 크게 보충했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인구는 2009년 1월 4900만 명에 달했는데, 지난해 12월 현재는 오바마케어 덕분으로 2980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엘리스 굴드 선임 경제학자는 최근 기고문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재정 자극 계획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다시 얻게 하고, 실업자들도 사회안전망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레거시’ 정책인 오바마케어·도드-프랭크법 등 물거품 위기 =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어두운 그림자도 남겼다. 가디언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질 좋은 일자리는 과거보다 줄었고, ‘오바마케어’ 등 사회안전보장 혜택을 받기에는 애매한 회색지대에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몰려 있었던 것. 빈곤층 몰락의 우려감을 가진 이 백인 남성 노동계층의 분노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해 11월 8일 대선에서 승리한 원동력이 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20일 취임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8년간 쌓아올린 ‘시그니처’ 경제정책은 상당수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 희생양은 ‘오바마케어’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10일 “오바마케어는 재앙”이라면서 의회가 조속히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한 금융규제법안 ‘도드-프랭크법’도 트럼프가 폐기를 약속한 상태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