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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개최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총회에서 지구식물보전전략(GSPC·Global Strategy for Plant Conservation) 2020이 채택됨에 따라 각국은 2020년까지 자국의 희귀·멸종위기식물종의 75%를 현지 외에서 보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올해 개원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에 설치한 산림종자영구저장고(Seed Vault·시드볼트)이다.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는 전 세계 식물 종을 저장 대상으로 하고 종의 영구보전이라는 저장 안정성에 중점을 둔 것이 큰 특징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식물자원 보존을 목적으로 한 지하터널형(지하 깊이 40m, 터널 길이 130m, 저장고 2개 동, 저장량 200만 점) 종자영구저장고다. 저장고 내부는 외부 온도 및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온항습(영하 20도, 상대습도 40% 이하)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으며, 터널 내부에 자가발전기와 내부공조기 등 모든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연중 풀가동되고 있다.

이 시드볼트가 사라져가는 산림 식물종을 영구히 보존하는 한국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사시설인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노르웨이 소재)가 농업작물 종자에 국한해 72만 점을 저장 중인 점을 고려할 때, 200만 점의 산림식물 종자를 저장하는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는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종자저장시설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백두대간수목원 공식 개원 이후 이 시드볼트가 세계 유전자원 보존에 기여하는 한국판 노아의 방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저장 종자의 소유권 및 국제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생물다양성협약(CBD) 및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자생식물에 대한 해당 국가의 배타적 식물주권을 인정하는 환경에 발맞춰,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는 국내외에서 수탁한 종자의 이용에 관한 모든 권한을 수탁국가(기관)에 부여하는 형태로 종자 수집 및 수탁을 진행해야 한다.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종자영구저장시설로서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를 맞아 사라질 위협에 놓인 식물들의 최후의 피난처 겸 소생처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신원섭 산림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