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최순실 사태’ 정국 혼란… 中企에 직격탄

소상공인 실적치 3개월째 하락
은행대출 전월대비 4조원 증가
수출 전망 암울해 내년 더 캄캄
국회는 규제법안 쏟아내 발목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경제 부문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응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지난달 매출, 순이익이 모두 하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인들이 바라본 12월 경기전망도 더 악화됐다. 중소기업계는 경제 위기 극복 정책과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중소기업연구원의 ‘12월 경기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최순실 사건, 미국 대선 결과 등 국내외적인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11월 한 달간 매출액이 전월 대비 98.1%, 순이익은 96.5%에 그쳤다.

특히 중소제조업 중 섬유, 의복 분야가 각 전월 대비 84.1%, 82.9%로 가장 낮았다. 11월 중소제조업 체감경기지수(BSI)는 83.4로 전달 84.0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연속 3개월째 하락세다. 12월 경기전망지수(SBHI) 역시 83.4로 전달 86.1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소상공인의 11월 실적치는 67.7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체감경기지수도 89.6으로 역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통시장의 경우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으로 11월 실적은 전달 75.0에 비해 2.5포인트 증가한 77.5를 기록했지만, 12월 전망치는 무려 14포인트 다시 하락했다.

또 중소기업 은행대출이 10월 기준 전월대비 4조1000억 원 증가하고, 12월 자금 사정 전망치가 전월대비 1.6포인트 하락한 81.9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은 최근 정치 혼란 상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기 대응에 취약한 중소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한 자동차 관련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혹한기에 처해있다”면서 “내수악화에 중국의 비관세장벽 강화 등으로 수출도 어려워지는데 정부의 개선 움직임이 없어 내년이 더욱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현재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인데 1억 달러 이상 수출 기업이 5년 전 200여 개에서 올해 55개로 줄어들 만큼 수출 마이너스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 일감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이렇게 경제위기 파장이 중소기업에 더 큰 상황인데 국정 공백 속에서 공무원들이 대책을 내놓지 못해 대기업에 비해 대응 조직이 없는 중소기업이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기업 규제 법안으로 중소기업 경영환경을 더욱 극한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20대 국회 들어서 지난 7일 기준 현재까지 발의된 법안이 4000개가 넘는 입법공화국”이라면서 “올해도 각종 규제로 힘들었는데 또 정치권이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견련은 법인세 등 주요 기업활동 제한 입법 5가지 분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중견기업특별법’ 등 관련 정책이 정지 상태이고, 중견기업 가업승계의 경우 매출 3000억 원 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했으나 사전·사후 요건이 엄격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설명이다.

유현진·최재규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