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일 열린 ‘유튜브 레드’ 국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아담 스미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이 유튜브 레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PR 제공

넷플릭스·애플뮤직 콘텐츠 빈약
이달 론칭 동영상 ‘유튜브 레드’
국내 소비자 지갑 열지 않을 듯

해외 굴지의 IT,콘텐츠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유료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별다른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는 이달 초 국내에서 유료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를 론칭했다. 전세계 다섯번째,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유튜브는 무료’라는 인식이 자리잡힌 상황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90여 개 국가에서 81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 3000만여 곡을 보유하고 글로벌 유료가입자 1500만여 명을 자랑하는 애플뮤직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토종 콘텐츠가 국내 업체보다 빈약해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과 같은 궤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아시아 콘텐츠 소비 시장의 맹주인 한국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현지화 실패’다. 유튜브 레드 이용자는 광고를 보지 않고 동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영상을 저장해 오프라인 상태에서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유료 시청자들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부족하고, 음악 서비스 역시 국내 이용자들이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K-팝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유튜브 레드는 가격 경쟁력을 강조한다. 월 이용료가 7900원으로 해외 이용료인 9.99달러(한화 1만 1700원)보다 저렴하다는 것. 하지만 최신곡을 비롯해 대부분의 K-팝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는 국내 유력 음악사이트들이 통신사 할인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월 1000~2000원 정도로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료로 유튜브를 보는 것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해외 업체들인 ‘맞춤형 서비스’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튜브 레드 가입자는 유명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등과 협업해 진행하는 유튜브 레드 전용 콘텐츠 ‘유튜브 오리지널’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내년에는 한국의 첫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로 아이돌 그룹 빅뱅이 출연하는 동영상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국내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공급한다고 밝혔고, 애플뮤직 역시 K-팝 데이터베이스를 늘리려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음원사이트 관계자는 “해외 유력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조사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공략하려다 높은 벽을 실감하는 것 같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이미 자생력을 갖춘 시장인 만큼 종속시키기보다는 활용하며 함께 가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