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통화폭주 대처 등 보안 강화
내륙·해양·항공지역도 커버

“푸릉 푸릉….” 도심의 한 대형화재 현장, 하늘 위 드론이 날아다니며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소화액을 뿌린다. 날카로운 매의 눈처럼 드론의 카메라는 불길을 잡는 요소, 요소를 잡아낸다. 그뿐만 아니다. 혹시라도 난민의 움직임이 있는지 쉴새 없이 움직인다. 건물 앞 소방대원 스마트폰엔 이 같은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송돼 보여진다. 대원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로봇이 긴급 파견된다. 미래의 재난 구조 현장이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 현장만의 일이 아니다. 재난 구조 현장에서도 정보 통신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9일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재난 구조 현장의 스마트 혁명은 재난 안전 통신망 구축에서 시작되고 있다.

재난 안전 통신망은 지금 현재 군, 경찰, 응급 구조 분야 등이 각자 따로 가지고 있는 통신망을 동영상 등의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PS-LTE 기반으로 통합해 운용하자는 것이다. 재난 안전 통신망 운용은 최종 2024년 완료를 목표로 구축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2014∼2015년 준비 작업을 거쳐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지역 시범 사업까지 마쳤다. 신 통신망은 2018년에 전국에서 이용이 가능해진다.

혹 ‘기존 상업 통신망을 이용하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 있다. 안전처는 이에 대해 “재난 안전 통신망의 필요성은 일반 상업 통신망의 단점을 알면 그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진다”고 밝히고 있다. 상업 통신망은 기본적으로 보안성이 취약하다. 또 재난 발생 시 안정적 통신 유지가 어렵다.

재난 안전 통신망은 무엇보다 직접 통화, 통화량 폭주 대처, 그룹 통화, 보안성 제공 등 17개 기본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여기에 효과적인 통신망 운영을 위해 필요한 단독 기지국 모드, 통화품질 확보, 주변음 청취 등 20개 추가 기능까지 제공된다. 당장 단독기지국 모드만 봐도 재난 안전 통신망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이 모드를 쓰면 재난으로 기지국 간 연결 기능이 끊어진 상황에서도 한 기지국의 범위 내에서는 정상적인 정보 교류가 가능하다. 재난 안전 통신망이 구축되면 개방형 공통플랫폼이 구축돼 안전처를 비롯한 군 등 기관별 재난안전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

앞으로 재난 안전 통신망은 내륙뿐 아니라 해양, 항공지역도 망라한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2020년 완료를 목표로 총 1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선박 항법장치의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재난 안전 통신망에서는 1인 기지국 등 이동 기지국 활용이 가능하다. 재난 상황에 따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재난 안전 통신망은 2024년까지 단기(2018년 완료), 중기(2020년 완료), 장기(2024년 완료) 목표를 가지고 준비되고 있다. 단기에는 통신망 구축 등이 주 목표다. 중기에는 군 등 이용기관의 확대와 함께 생체인식 기술, 원격의료 기술 드론, 지능형 CCTV 등이 통신망에 결합될 예정이다.

박선호 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