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탄핵안 명기 관련
비상시국회의 일부 고민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탄핵 찬성’을 결의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에서 이탈표가 나올지 주목된다.

비박계는 야 3당이 수적 열세로 탄핵안을 자체 처리할 수 없는 점을 활용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탄핵 정국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야 3당이 탄핵안에서 세월호 부분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하면서 탄핵 찬성 35표 가운데 5표가량의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8일 브리핑에서 “세월호 부분이 탄핵안에 포함되면 (찬성 표결을) 상당히 고민하겠다는 분들이 비상시국회의 내에도 있다”고 말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찬성 표결 입장을 밝혔던 비박계 의원 중 5명 정도가 반대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 중 1명은 사석에서 반대 표결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2명 이상이 보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부결될 거라고 본다. 두고 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핵심 중진 의원도 “찬성 입장이 명확했지만 세월호 문제 때문에 지금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비상시국회의도 최근 찬성 표결을 약속하는 서명을 받고, 향후 이를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 표결 인증 샷’을 찍어놓을 예정이라는 의원도 많다.

친박계에선 이와 관련, “이제 와서 탄핵안에 반대하는 것이 멋쩍어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날 황 의원은 “우리는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을 만큼 준비하고 있다. 세월호 7시간 명기 문제가 해결되면 비박계의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 한 표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야당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범친박계 의원도 “박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민심에 맞서 반대표를 던지는 간 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부결되면 국회는 정말 큰일”이라면서 탄핵안의 가결을 예상했다. 비박계에선 탄핵 찬성표를 220∼230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