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조사 마친 최순득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언니 순득 씨가 지난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檢, 특검에 넘길 수사기록 정리
특검, 김기춘·우병우 겨냥할 듯

검찰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사실상 이번 주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규정대로 진행될 경우 늦어도 오는 12월 2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하는데, 특검 준비 기간이 시작되는 순간 검찰은 영장에 의한 강제수사, 주요 피의자 소환 조사 등을 하기 어렵게 된다. 검찰은 이날부터는 더는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사건기록 정리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정치권 및 검찰에 따르면, 특검 추천권을 가진 야당은 29일 특검 후보 2명을 확정해 박 대통령에게 보낼 방침이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3일 안에는 특검이 정해진다. 늦어도 내달 2일에는 특검이 임명되는 것이다. 과거 특검법과 달리 이번에는 준비 기간에도 특검 수사가 가능하도록 특검법에 규정됐다. 이에 특검이 임명돼 20일간의 준비 기간이 시작되는 순간 검찰은 사실상 수사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임명돼 준비 기간에 들어가면, 그 시점에 맞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검이 임명되면, 특검과 검찰 특수본 고위 관계자가 사건기록 이관, 특검 인력 파견 등에 대해 협의를 한다. 이번 특검은 검찰 수사 종료 후 시작하는 게 아니라, 검찰 수사 중간에 수사를 이어받는 식이다. 특검이 검찰의 수사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 등으로,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바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기록은 복사본 형태로 특검에 간다. 검찰 수사 기간 중 검찰이 기소한 피의자들에 대한 공소유지 책임은 검찰에 있다. 사건기록 원본이 증거이기에 특검에는 원본이 아닌 복사본이 가는 것이다. 이후 특검은 검찰로부터 수사 인력을 지원받아 수사 기간 120일을 충분히 활용해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수본의 주축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와 형사8부(부장 한웅재) 소속 인력을 중심으로 특검에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기존 검찰 수사에 대한 원점 재수사에 더해, 검찰이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혐의를 집중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해서도 특검이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