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정… 시간·장소 통보 안해
非朴 “친박 지도부 눈치보기” 반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새누리당 징계가 ‘용두사미’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는 박 대통령의 기소를 전제로 해서 징계를 심사하겠다고 했으나, 28일 첫 전체회의는 이 같은 강경 기류와 다르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는 이날 회의를 불과 3시간 앞둔 오전까지도 윤리위원들에게 회의 시간과 장소를 통보하지 않아 “불출석을 유도해 징계를 탄핵 이후로 지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진곤 윤리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에 대한 징계안은 오늘내일 결정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는 12월 초까지 징계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징계요구가 접수됐다는 데 대해 윤리위원들도 굉장히 혼란스러워한다”, “당헌·당규상 본인에게 소명을 받아야 하고, 재심 요청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지만, 최대한 빨리 심사에 착수하겠다는 당초 발언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윤리위원회는 당초 25일 첫 회의를 열겠다고 했다가, 윤리위원들의 일정을 이유로 심사를 한 차례 연기했다.

새누리당 윤리위원회가 징계심사를 탄핵 이후로 늦추려고 일부러 윤리위원들의 불출석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 복수의 윤리위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열리는 윤리위 회의에 대해 “장소도 시간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조차 “전해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윤리위원들에게 전화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친박계 외압설까지 돌았다. 총 7명으로 구성되는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는 과반수인 4명 이상이 참석해야 회의가 열릴 수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