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구성 전권 부여키로
이정현 등 지도부는 부정적
親朴, 인적청산 가능성 경계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 중진 6명은 28일 비주류 측이 추천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주류인 원유철·정우택·홍문종 의원과 비주류인 김재경·나경원·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른바 ‘6인 회동’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이들은 또 비대위 구성의 전권을 비대위원장에게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동 후 원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비주류가 추천하는 3인 중에서 6인 회의 합의를 거쳐 의원총회 추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진 6인은 오는 30일 오후 다시 회동해 비주류 측이 추천하는 3명의 비대위원장 명단을 받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이 뽑히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즉시 사퇴하게 된다. 비주류 측 주 의원은 “주류를 대표해 나온 분들이 당헌·당규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6인 회동 결과를 수용할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는 6인 회동 결과가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문제는 당 수습 방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좋은 의견을 내주시면 존중하겠다”며 “당 화합과 단합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1월 21일 전당대회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 현 지도부는 12월 21일 사퇴 후 내년 전대를 당 위기 수습 로드맵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이장우 최고위원도 “지금 당내 중진 협의체뿐 아니라 초·재선 협의체 등의 의견을 최고위에서 다양하게 듣고 있다”며 “그런 것들 모아서 논의해야 하지만, 기존 최고위에서 결정한 로드맵의 원칙에 변함은 없다”고 밝혔다. 친박계는 비주류가 추천한 비대위원장이 임명될 시 친박계 인적 청산에 나설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친박계가 현 최고위원단 사퇴 시 원내 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역시 당 수습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회동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인명진 목사, 조순형 전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 등이 거론됐다.

김병채·박세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