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만 볼 수 있게 비공개
오류 신고 접수 불과 지적도

교육부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인터넷에 공개한 뒤 다음 달 23일까지 여론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이날 전용 웹사이트에 이북(e-Book) 형태로 제작된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 사이트 방문자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검토본을 보고 국민이 의견을 남기면 이를 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이 검토해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의견을 남기려면 공인인증서나 아이핀, 휴대전화 등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여론 수렴은 정해진 양식에 따라 현장검토본의 오류 내용과 근거, 오류 수정 의견 등을 적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육부는 12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이런 방식으로 온라인 여론을 수렴한 뒤 올해 안에 ‘대한민국 수립’ 표현 등에 대한 학술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제시된 의견은 교과서 집필 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돼 최종본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 각종 의견을 반영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내년 1월 중 공개된다. 엄격한 신고 절차 탓에 ‘의견 수렴’이 아니라 ‘오류 신고 접수’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제시된 의견은 게시판 등에 공개돼 자유토론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부 관계자들만 볼 수 있도록 해 지나치게 폐쇄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국정교과서에 논란이 된 ‘건국절’ 표현은 담기지 않았다고 교육부 관계자가 확인했다. 박성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8월 15일을 광복절 겸 건국절로 기념하자는 것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고, 국민의 동의도 있어야 한다”며 “(법에) 없는 건국절을 교과서에 넣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새누리당과 건국절 제정론자들은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을 동시에 기념하는 날이므로 ‘광복절 겸 건국절’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야권과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헌법에 규정된 임시정부 정통성을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건국절 제정론을 반대하고 있다.

최준영·김성훈·윤명진 기자 cjy324@munhwa.com